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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쇼와 계강흑임자송화차식|계피가 왕실 다식에도 들어간 이유

뱅쇼와 계강흑임자송화차식|계피가 왕실 다식에도 들어간 이유 예전에 일반인 대상 세미나에서 계피 얘기를 하던 중이었어요. 한 분이 손을 드시더니, 본인이 체질적으로 몸이 차갑고 추위를 많이 타서 프랑스식 음료인 뱅쇼를 5년째 저녁마다 소주잔으로 한 잔씩 마셔왔다고 하셨어요. 그랬더니 몸이 확실히 따뜻해지고 감기도 잘 안 걸린다면서, 왜 그런 건지 물어보셨어요. 뱅쇼는 와인에 계피와 오렌지 등을 넣고 데워 마시는 유럽식 음료예요. 저는 와인이 혈액순환을 돕는 것도 있지만, 여기 들어가는 계피가 한의학에서 몸을 따뜻하게 하는 재료로 오래 쓰여온 것도 같이 작용했을 거라고 설명해 드렸어요. 계피가 우리 전통 음식에 익숙한 재료라는 건 다들 아실 거예요. 수정과에도 들어가고, 옛날 처방에도 흔히 쓰였으니까요. 근데 1902년 궁중 잔치 기록엔 이보다 훨씬 구체적인 이름들이 남아있어요. 같은 잔치에서 나온 두 가지 계피 과자 먼저 '계강흑임자송화차식'이에요. 계피, 생강, 검은깨, 소나무 꽃가루(송화) 네 가지 맛으로 만든 다식인데, 맛마다 500개씩 만들어서 그릇에 높이 쌓아 올렸어요. 잔치 한 번에 이 다식만 2000개 가까이 준비했다는 얘기예요. 같은 해 같은 잔치 기록에 '계백강정'이라는 것도 있어요. 계피강정과 잣강정을 함께 담은 강정인데, 두 가지를 각각 450개씩 만들어서 그릇 높이를 1자 1치로 쌓았어요. 강정은 찹쌀가루를 술과 꿀로 반죽해 쪄낸 뒤 말려서 기름에 튀기고, 겉에 꿀을 발라 고물을 묻혀 완성하는 과자예요. 잣강정은 겉에 잣가루를 묻히고, 계피강정은 그 자리에 곱게 간 계핏가루를 묻힌 거고요. 흥미로운 건, 이 계피강정과 앞서 말한 계피 다식 두 가지 모두 일반 가정에서는 만들지 않고 궁궐에서만 만들었다는 기록이 따로 남아있다는 점이에요. 이 다식과 강정이 오른 잔치는 그냥 평범한 자리가 아니었어요. 1902년 11월, 고종이 51세가 되어 육순을 바라보는 나이(망육순)에 접어든 것과, 즉위...